김반석 걸어온길

양촌 김반석글그림이야기6

거람 김반석 2007. 7. 6. 20:13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이제 갓태어난 아이다.

넘어지고 깨어지고 그리고 익숙하기까지는 또

시간이 걸리겠지? 주위의 많은 충고와 염려의 말씀가운데 하나

“어렵겠지만 그림 그리세요”

1998, 2

지난 생각을 지울수 있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기에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를 묻고싶어

길을 떠났습니다.

익숙한 자리를 떠나 낯설고 물설은

곳을 찾아나섰습니다.

부산-진주-광주-전주-청주-원주-강릉-태백산-주왕산

얼마남지않은 해를 등지고

겨울잔설남아있는 산을 오르며

봄기다리는 나무들의 기운느끼고

눈녹듯지난기억들 녹여내렸습니다

홀로 다짐과 느낌들 가슴에 담고

사람을  찾아 산을 찾아 만나고 물었습니다.

산은 멀리도,가까이도 높은 곳에도 있었지만

마주앉은 사람의 얼굴 속에도 가득했습니다.

그분 말씀

“자네가 좋아 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게”

집으로 돌아와

여행의 느낌들 정리하고 그림스케치보태서

“사람속에 산이있다”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1998,4

가족을 떠나 홀로주왕산으로 향했습니다.

또한번의 떠남

책, 벼루, 먹, 종이, 붓,  이들을

이들을 짊어지고 늦은 산을 올랐습니다.

해거름

이곳에서 또 무엇을 얻을까?

아침 지나고

저녁 그리고 밤

눈뜬 새벽

우연히 만난 비구니스님말씀

“무엇인가 얻으려고 하지마세요”

산골에 피어있는 달개비꽃잎으로

파란색 물감 만들고

오가피열매를 모아붉은 색 만들고

가래추자껍질로 갈색 만들고

쑥 찧어 녹색 만들었습니다.

아침공기가시기전 먹갈아 생각적고

여백살려 그림더하고 색칠하고

자나는 등산객에게 보여주다

길가에 자리 잡고 팔기 시작했습니다.

돈 받은 손이 펴지질 않았고

그 시간이 빨이 흐르길 바랬습니다.

많은 등산객이 바람처럼 지나가고

낯익은 사람 찾아오면 얼굴은 웃고

마음속에서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런날의 밤이면 끝없는 자신과의 이야기 시작되고

그렇게 세상 걸음마 다시배우고

이속에서도 내 그림 그려야한다며

산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이 산중에 걸어보자

오가는 등상객의 눈길이 저산나무에 걸리듯

내 그림에도 멈추겠지

비 바람,밤과 낮을 온몸으로 맞으며

해,달, 별을 함께하고 자연의 빛으로

사각의 갖힌 공간이 아닌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들으며

아침이슬과 가을벌레, 잠자리가 내려앉는 들꽃처럼

풀밭에서서 오가는 사람을 맞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