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석 걸어온길

양촌 김반석 글그림이야기5

거람 김반석 2007. 7. 6. 20:12
 

어느날 저녁무렵

내려다본 바다가 보라색이었습니다.

눈을 의심하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언덕길 달려올라 다시 내려다보니 역시 보라색

길 내려 오며 눈은 보라색 바다에 머물고

생각은 자연의 색이란 고정 되어 있지않고

시간에 따라 위치에 따라 변 할 수 있구나

바다가 언제나 푸른색이 아니다.

젊은 행동이하고파서

화방에다 광고를 걸었다

“그림을 좋아하고 마음이 건강한 사람을 찾습니다.”

이들몇이 모였고

방을 구하고 “WHITE HOUSE"라 칭하며

그림그리기 놀이터로 제법 북적거리다

다방을 빌어 충무일요화가회 전시회도 갖고

그 기세로 마산 ,대구, 충무, 교류전시도 하고

그림과 싸워본다

차가운 날씨 두터운 옷으로 버티고

석유난로 유화냄새 꽉 막힌 좁은 방

겨울지나 따뜻한 봄기운 왔을 때

방문열고 밖으로 나왔을 때 세면기에 붉은 피가 보였고

내 목에서 피가 올라왔다

병원을 찾았고

폐 입구에서 피가 나온다 했다.

6개월 동안 무료로 치료해주신

고마운의사선생님께 “감나무”를 그려서

선물하고 다시는 무모하게 그림그리지 말라시며

하신말씀 “건강해야 좋은 그림그리지요”

잠깐의 휴식이 지나고 부산으로 근무지를 옮기고

 “남자는 나무 가지, 여자는 줄기라는”이야기를 듣고

 우리각씨를 만나고  결혼(1983.11.27)  

 장농은 없어도 작업방은 준비하였고

그후 “울산”으로 “마산”으로 다시“부산”으로왔습니다.

바다가 앞마당처럼 보이는 대지20평 건평20평

그림같은 집 나의 집을 구입하고

문폐대신 그림그리는 집이라 붙였다

88올림픽이 있던해

한국적인 그림을 찾아 나섰고

고구려벽화를 공부하고 호분, 해초, 그리고 한지

서양의 기름과 동양의 물을

한 화면에서 만나게 할 수 없을까?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 40여점을 모아

은행 객장에다 걸었습니다.

내 그림찾기는 계속되고

한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고

그위에 호분을 발아 마르기전에 긁어내어

선을 만들고 다시 색을 더하고

공자께서는 사십에 뜻을 세운다하셨는데

나는?

어려운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고

한문을 시작하면서 한문서예를 배우고

음양오행의 뜻을 익혀 갔으며

松浦선생님으로부터 아호을 양촌(楊村)으로 받고

한문서예공모전에 출품하였습니다.

 붓글씨 선을  그림에 옮기고 싶어서

한지에 먹선작업 이렇게 산을 그리고 산을 오르고

1990년 가을  첫 개인전을 했습니다.

 1/3(은행원)+1/3(화가) +1/3(자연인)

이런 생각을 보테고 ..........

이제는 그림으로 향할것을 다짐하는 첫 개인전이었습니다.

1997년 늦 가을

IMF가 한국을 찾아와 항복을 요구하고,

춥고도 긴 겨울이 예상되지만 여린 해가

구름속으로 사라지고 흐린날은 계속되었고

내가 갈 길은 그림그리는 길이라면

그 길 또한 춥고 험한 길이기에

지금 이 추운계절에 출발하고 싶었습니다.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고,

오랫동안 품어왔던 생각이었으며

많은 준비를 해온 길이기에

처음 계획보다는 조금빠르게

24년의 은행을 떠났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직업은 이제부터 “화가”란다

이렇게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