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석 걸어온길

양촌김반석 글그림이야기4

거람 김반석 2007. 7. 6. 08:48
 

 美大를 가자

새벽에는 종합입시학원, 낮에는 은행 , 저녁에는 미술학원에서

또 아그리빠와 헤라클레스만나고

그러길 6개월후

여름시골초등학교 새벽운동장

나무의자에 걸터 앉아 빈 운동장을 보며

너는 무엇 때문에 美大가려 하는가?

회화과를 가려면 야간대학이 없지않는가?

그럼 왜 대학가려는가?

그림때문이라면.........

철저히 거친환경에 던져보라

그러고도 그림그릴 수 있는지?

밥 굶으면 배고푸듯  그림 굶으면 그림 고파지는지? 지켜보라

“이중섭” 평전을 만나고

 “통영”가장한국적인 산세를 가진 곳이란 말씀에

머뭇거리는 동료들의 시선을 서울에 남기고

1980년9월

그림도구, 책, 레코드판, 전축과 함께 충무로 갔습니다.

바다는 파란색 산은 빨간색,건물 배는 하얀색

눈이 부시도록 파란 아침공기

이곳이 남쪽바다 그 빛깔인가?

극동의 조용한 아침의나라인가?

붓대신 팬을 잡았습니다.

과연 나는 무엇인가?

처음의 기억은 무엇인가?

기억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아침이면 남망산을 오르고

저녁이면 도남동바닷가를 걸으며

흰 파도소리랑 친구했습니다.

겨울이 온다

남망산오르는 아침 썩어가는 거름 냄새를 맛고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정말 그림 속에서만 살 수 있는지 알고 싶어졌다

정신과병원을 찾았고 보건소장님을 소개받아

을 말씀드리고“신경쇠약으로1개월 요양을 요함”

진단서를 발급받아 은행에 휴직서를 냈습니다.

 1981년여름

부모님을 찾아 말씀 드리고

보약 한재 받아들고 돌아와

스물일곱의 방황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침이면 충무바닷가

돌아오면 그림작업, 작업, 작업

저녁이면 바닷가를 돌아오면 작업

한낮이면 남항방파제 끝자락에서

쉼 없이 변하는 파도를 본다

밀려가고 밀려오는 물결

나는 어디서오고 어디로가는가?

그림과 책

생각의 방황은 계속되고

자취방 온벽 흰 낙서장에는 생각으로 가득차고

바닥에는 그림도구로 난장판

 부엌에는 탄약끓는 냄새

얼굴에는 한 달 수염이 다자랄 무렵

國展출품(제목/울림이어라)하고 다시

은행으로 돌아가는날 아침에

“모든것을 고맙게 맞이하자”

이렇게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