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에 대하여

글그림 이야기 그 두번째

거람 김반석 2007. 1. 8. 23:24

2. 글그림이야기

 

그러한 선을 가슴에 담고

한글의 획( 자음, 모음)을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글그림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여기 “꽃”이란 글씨가 있습니다.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머리에 그려봅니다.

그런 다음 그 모습에서 꽃이란 글씨를 찾아봅니다.

다시 “꽃” 이란 글씨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꽃의 모양을 그려봅니다.

이제 붓을 들고 생각한 모습을 획을 사용해 그려봅니다.

“ㄲ”을 꽃잎으로

“ㅗ”는 꽃술로

“ㅊ”의 윗점은 꽃대로 “ㅈ"은 받침으로 모양을 만들어 봅니다.

어느 정도 모양이 갖춰지면 필순을 따라 글씨를 쓰듯 그려봅니다.

여러번 되풀이 하면서  전체의 균형도 생각하면서  필력을 더하고

그리고 완성된 모습을 생각하며 이제는 단숨에 글을 쓰듯 완성합니다.


여기에서 어떤 꽃을 그려야 하는지는 자신의 생각 대로입니다.

어떤 꽃잎과 꽃대 꽃받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똑 같은 글씨의 필체가 없듯이 똑 같은 글그림이 나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기 나름의 글그림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자기의

생각을 만나고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기정서와 심성이 정리되어

결국은 자신의 의도와 일치하는 표현에 이르는 순간 말 할 수 없는

희열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웃과 나눠보면서 서로의 느낌과 의도를 이야기하고

나타난 결과에 그 생각을 실어보고 찾아보며  서로의 뜻을 알고

난 뒤 함께 편안한 즐거움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을 통해  생각을 나눌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그러면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봅시다.

 

소리

소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보이게 그릴 수 있을까요?


다시 눈을 감고 가만히 소리를 들어 봅니다.

자연 속에 자신을 던져 놓고 귀를 기우려 보면

하늘에는 새소리, 개울에는 물소리, 나뭇잎에는 바람소리

가 들려옵니다.

새소리를 들려주며 하늘을 나는 새

물소리를 들려주며 흐르고 있는 개울

바람소리를 들려주며 흔들리고 있는 나무

새 / 개울 / 나무  이것과 소리는 하나입니다.


다시 눈을 뜨고  “소리”를 적어봅니다.

그리고 글씨에서 새와 개울과 나무를 찾아봅니다.

유심히 바라보면 형상이 보일 것입니다.


“ㅅ” 은 날고 있는 새

“ㅗ” 는 날고 있는 새

“ㄹ” 은 흐르는 물

“ㅣ” 은 흔들리는 나무

이렇게 형상화하여 붓으로 글씨를 쓰듯 글그림을 그립니다.

바람이 불고 있는 하늘을 날고 있는 두 마리의 새

그 밑을 돌아 흐르고 있는 물길

그리고 그 강변에 서서 바람에 흔들리는 한그루 나무

그 그림에서 우리는 소리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소리를 그렸습니다.

다음은 가슴에 키워온 사랑을 그려봅니다.


사랑


신이 인간을 사랑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이 자연을 사랑하고......

그러한 사랑으로 우리세상이 이루어져 있다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사랑은 무엇일까요?

사랑의 종류에는 참으로 다양할 것입니다.

남녀의 사랑, 친구간의 사랑, 직장동료간의 사랑, 스승과제자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이 모든 것을 다 표현 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엄마와 자식 간의 사랑을 말하고자 합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속에 감추고 물 찾는 아이에게 물을 주기보다

샘으로 가는 길을 일러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와 아이 그리고 길과 샘


“ 사랑 ” 의 글자에서 이 모습을 찾아보세요.


찾을 수 있으면 붓을 잡고 차분한 마음으로 사랑을 그려갑니다.

“ ㅅ ” 은 엄마의 모습

“ ㅏ ” 은 아이의 모습

“ ㄹ ” 은 샘으로 가는 길

“ ㅏ ” 은 샘물가의 나무

“ ㅇ ” 은 샘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의 사랑을

우리글로 그렸습니다.

 

어떻습니까?

정말 우리글로 그림이 그려지나요?

자신이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드시나요?

한문서예의 상형성에 머물렀던 시선을 우리글의 아름다움으로

움직여 봅시다.


한자 가운데 “ 용(龍)” 이란 글씨를 가지고 무수한 사람들이 형상화

하여왔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두고 감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지고 우리의 선(線)으로 표현하려는 사람이

한문서예의 동호인 만큼이나 확대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한글이

탄생할 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우리 산에 자라는 푸른 나무들은 사계절 우리에게 우리의 느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그루 소나무를 봅시다.

봄이 오면 연초록의 새순으로 솔 내음과 함께 생명의 빛깔을 보여주고

여름이면 짙은 녹음으로 더위에 지친 대지에 시원한 물을 뿜어주고

가을이면 붉은 단풍과 보색대비를 이루어 빛의 풍부함을 만들어 주고

겨울이면 모든 잎이 떨어진  차가운 눈 속에서도 푸르름을

보여줍니다. 시간과 공간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 가는 우리의 자연

그 것에서 우리의 감성을 발견하고 키워간다면

우리글 한글의 아름다움은 새롭게 발견될 것입니다.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우리글 한글

이제 우리가 갈고 다듬어 아름답게 꽃피웁시다.

글그림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