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갤러리·글그림미술관

글그림 미술관을 찾는 이에게... 2005. 8.1

거람 김반석 2006. 12. 30. 13:02
 이 작품이 어떻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어떻게 답하였는가?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가장 크게 생각하고, 뭔가 새로움이 느껴지면 그 이유를 작품 속에서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별다른 느낌 없이 어디선가 본 듯한 생각이 들면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 작품의 감상이 아니고 분석을 하며 그 결과들을 첫 느낌과 일치시켜 말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질문하는 사람의 기대와 이야기의 진행이 긍정적으로 흐르기 때문에 답하는 나의 모습이 열려있고

 또, 남의 작품을 칭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이해할 것이나,

후자의 경우에는 이와 반대로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남의 작품을 좋게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작품 외에는 모두 결점만을 지적하는 모습으로 보여 질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될까? 작업중인 사람은 추구하는 방향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 방향을 찾고 있는지 모릅니다. 자신의 온 생각을 쏟아 그 것을 찾고 있으며, 그것을 표현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작품을 보았을 때 그는 먼저 자신의  방향에서 볼 것입니다. 그가 추구하는 것과 동질의 경우에는 쉽게 공감하며  이야기를 활발하게 풀어가지만 그러나  그 작품 속에 그가 찾고자 하는 답이 보이지 않거나, 새로운 방향을 떠오르게 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감각과 다른 점들을 되풀이 할 것이고, 동감하지 못하는 어투가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칠 것입니다.

길 가에 홀로 핀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경우, 별다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아이가 보는 경우와 

 수많은 꽃 중에서 그 꽃을 보거나, 오랜 시간 동안 꽃을 감상해온 경험이 축척된 어른이 보는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즉,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드러나는 새로움을 발견하려 할 것입니다.

그 새로움의 발견은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하게 될 것이며, 특히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많을 수 록 세부적인 깊이를 더 할 것입니다.

한 송이의 꽃을 만나는 것이지만 그 꽃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감성과

더불어 사회적인 감각을 동시에  소통시킬 수 있는 새로움을 발견하고자

할 것이며, 그러한 발견들을 자신의 시각으로  체계화시켜 자신만의

감상의 철학으로 발전시켜 갈 것입니다.

작품을 만나는 것은 작가를 만나는 것입니다.

작가는 새로운 모습을 찾는 사람이며 새로운 생각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모양과 내용/ 형식과 주제 / 삶과 철학

이러한 명제를 가지고 살아가는 부지런한 농부입니다.

만약 작품과 작가를 분리시켜  작품만을 바라볼  경우에는 시간이 갈 수 록 더 많아지는 느낌 즉, 작업의 과정에 담겨 있을 작가의 삶은 체득하기 어려우며,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의 새로움은 더 자라지 못하고 멈추어 있거나 줄어들 것입니다.

간결한 모양 속에 담겨있는 알 찬 내용 ,

탄탄한 형식 속에 나타나는 뚜렷한 주제,

성실한 삶 속에 녹아있는 맑은 정신,

이러한 것을 작가는 추구하고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하며, 감상자는 그것을 느끼고 알아내서

작가와  함께 아름다움으로 공유하는 것이 아닐까요?

 미술관을 찾는 이유가 무었입니까?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비교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것이겠지만

문화는 충돌과 수용에서 성장하는 것이기에  다양한 시각의 접근으로

많은 느낌을 찾고 또, 같이하면서 더 넓은 생각과 더 많은 경험의 기회를

얻고자 함이 우리 삶의 방향이 아닐까요?

이러한 관점에서 그림을 만나고 느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즐겨

간다면 그림이 생활 속에서 새로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웃과 비교하지 않고, 아니 비교 될 수 없는 새로움

보여지는 모습 속에 담겨있는 보이지 않는 새로움

꽃은 시들어도 그 느낌은 시들지 않고 살아 있듯이

그러한 새로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그림을 통한 만남이 참으로 아름다울 것입니다 .

 

무척이나 닮고 싶고 무척이나 말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예술은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다양한 여행이며

작품은 그 길에서 만나는 한 송이 꽃이라고 ......



                                  2005. 8  1      득화소에서